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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주가폭락과 세계 외환시장의 주인공들

크레디트스위스-주가폭락-파산-경영파탄

안녕하세요~ 마진거래 재태크 【개미FX】 운영자 ‘마진PD’입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입니다.

지난 주에 미국의 로컬 중소 은행 ‘실리콘밸리은행’과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한 금융시장의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분위기가 이번에는 유럽으로 그 ‘뿔똥’이 튀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주의 파산 뉴스는, 미국의 듣보잡 지역 은행 규모였기에 그리 관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이름도 유명한 ‘크레디트스위스’이기에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긴 하네요.

하루만에 25% 폭락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어제(15일) 종가 기준으로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하루만에 25%가까이 폭락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크레디트스위스-사태-월스트리트현황

물론 아직 파산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지만, 금융 선진국 스위스의 대형 은행이자 ‘벌지브래킷’(Bulge Bracket)의 일원으로서 세계 외환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온 글로벌 IB(Investment Bank)의 주가가 이 정도로 폭락했다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쇼크’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사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15일 당시, BNP파리바, 코메르츠방크, 유니크레디트 등, 유럽 기반의 다른 투자 은행들의 주가도 10%가량 빠지면서 동반 폭락장이 연출되는 국면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유럽 주요국의 주가지수 하락폭은, 영국 (FTSE100), 프랑스 (CAC40), 독일 (DAX30) 모두 3% 안팎 수준이었네요.

미국 내 은행들의 주가 하락폭도 5% 이내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만에 하나 유럽으로 번진 ‘뿔씨’가 미국으로 되돌아 올 경우에는 사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특히 포지션을 길게 보유하는 중장기 투자자들)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폭락의 배경

크레디트스위스-주가-일봉차트-폭락하락폭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미 22년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 경영이 이어지면서 영업수익 또한 큰 폭으로 감소했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3억 2,000만 프랑(약 1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기업금융 부문(75%감소) 뿐만 아니라 메인 사업 분야인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고객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7%나 줄어든 상황이었죠.

재미교포와 재일동포가 연루된 사태

2021년에는 거액을 투자했던 ‘그린실 캐피털’과 ‘아케고스 캐피털’ 이 연달아 파산한 탓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던 와중에 작년의 실적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악화가 심화된 ‘크레디트스위스’.

지난해 4분기 이후만 보더라도 1,100억 스위스프랑(약 1,200달러) 이상이 인출되는 등, 기존 고액 투자자들의 현금 출금이 계속되면서 ‘본격적인 뱅크런’을 우려하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주변의 불안감에 대해, 울리히 쾨르너 대표이사(CEO)는 블룸버그와의 15일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달리 당사는 고품질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대규모 캠페인도 계속적으로 예정되어 있으니 주가는 머지않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그린실 캐피털’은, 재일동포이자 일본 최고의 갑부로 유명한 손정의 형님께서 15억 달러를 투자했던 영국의 대형 핀테크 기업이었죠.

‘아케고스 캐피털’은, FX 마진거래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재미교표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설립한 자산운용사였는데…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런 막장 드라마에서도 조연 역할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치명타는 사우디 국부펀드

오일머니-중동금융사위력

이런 와중에 ‘크레디트스위스’ 그룹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SNB)의 아마르 알쿠다이리 회장이 언론사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자마자 15일 취리히 증권거래소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25%나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금융 당국의 규제 때문이긴 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크레디트스위스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됐다.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도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SNB)’은 지난해 11월에 크레디트스위스의 지분 9.9%를 15억 스위스프랑(약 2조14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섰는데요, 이 은행(SNB)은 오일머니로 유명한 사우디 국부펀드가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직 일부 사건이긴 하지만, 유럽의 전통있는 금융사들이 100년 넘게 무시해 오던 중동 세력들이 이제는 그들의 운명을 쥐락펴락 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역사를 보고 있노라면… 흥망성쇠의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네요.

‘크레디트스위스’의 불안한 신용 등급

현재 ‘크레디트스위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으로 보면 ‘BBB-‘로 나오는데요, 이는 투자적격 등급 중 최하위 레벨입니다.

내재 신용등급은 이미 빨간불!

내재 신용등급은 ‘BB-’에서 한 단계 더 내려간 ‘B+’로, 이미 투자 주의등급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네요.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기 6개월 전 장기 신용등급이 ‘A+’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레디트스위스’의 현재 신용도는 ‘완전 빨간불’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재 등급이란, 시장 수익률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등 시장 가격 지표를 토대로 산출한 등급을 말합니다. 현재 시장 분위기와 수요를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에, 중장기 신용등급 조정 전 선행지표로 이용되고 있는 등급이기도 합니다.

글로벌신용평가사-신용등급표

외환시장과 ‘벌지브래킷’(Bulge Bracket)

외환투자나 ‘FX 마진거래’ 트레이딩에 관심있는 개미님이라면, 당연히 외환시장에도 관심이 있을 텐데요, 파생상품 업계에서 ‘외환시장’이라고 하면 보통은 ‘인터뱅크시장’(은행간 시장)을 말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은행’의 수준은, 각국의 시중은행 급이 아닌, 최소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초대형 글로벌 투자은행을 일컫습니다.

하루에 7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통화량이 거래되는 세계 외환시장에서 매일 같이 엄청난 유동성을 만들어 내 시장을 떠 받치고 있는 최상위 포식자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이러한 ‘최상위 유동성 공급자’(Tier 1 LP)로서 약 150년 간 외환시장을 이끌어온 주인공 중 한명입니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건물빌딩

이러한 ‘인터뱅크시장’의 주체들을 다른 말로 하면 ‘벌지브래킷(Bulge Bracket)’이라고도 하는데요, 여기에는 ‘크레디트스위스’외에도 골드만삭스 (GS),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ML), 씨티그룹 (Citi), JP 모건 (JPM), 도이체방크 (DB), 모건 스탠리 (MS), 바클리스 캐피털 (BarCap), UBS 같은 일류 투자은행들이 포함됩니다.

자산관리, 자금 조달, 기업 인수합병(M&A), 투자자문 등, 금융투자 분야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범지구적으로 제공하는 ‘다국적 투자은행’ 연합인 셈이죠.

주로 글로벌 대기업이나 기관투자자, 국부 펀드(정부)를 고객으로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인한테는 이러한 회사명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들이 존재하는 덕분에 ‘금융의 세계화’가 현실화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투자은행을 ‘벌지 브래킷’으로 분류할 지에 대해서는 딱히 정해진 규정이 없지만, 랏당 거래액이 일정 수준 이상 되지 않으면 애초에 저들과 거래할 수 없다는 ‘암묵의 조건’(업계 내 관행)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벌지브래킷’의 주무대인 뉴욕 ‘월스트리트’(월가)에서 활동하는 투자자이자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도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미 ‘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을 예언한 바 있는데요, 저 역시 그의 견해에는 동감합니다.

150년이 넘게 ‘벌지브래킷’의 일원으로서 활약하다 2008년 역사속으로 사라진 ‘리먼브라더스’의 경영파탄(파산)이 재현될지, 아니면 ‘메릴린치’ 같은 금융사처럼 다른 은행에 극적으로 인수되어 살아날지… ‘크레디트스위스’의 생사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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