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투자는 인생과도 같지만, 인생의 정답은 없다. 인생에는 숨은 변수가 워낙 많아 누구도 정답을 알 수 없다. 착하게 열심히 살다 보면 저절로 답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가끔 이런 식의 교과서적 논리를 마치 불변의 진리인 양 열변하시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인생은 당연히 ‘답이 없는’이다. 수학 문제도 아닌데 정답(정확한 답)이 있을 리가 있나.
하지만 ‘오답’은 수도 없이 많다. 왜일까?
오늘은 나의 투자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이 질문에 답해보려 한다.
투자인생은 약육강식의 세계
투자인생을 우주의 자연법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가정하면, 그 안에 정답이 없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계에서 ‘약자가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오답) 는 많지만, ‘강자가 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정답) 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꼭 집어서 특정할 수가 없다. 강자가 더 강하게 여러 방면으로 진화하는 경우는 많아도, 약자가 더 약하게 진화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자가 당하는 이유(오답)는 몇 가지로 특정할 수 있고 세월이 흘러도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
약자가 강자한테 잡혀먹히는 현상은, 약자의 뿔이나 이빨, 몸집 등의 신체 조건 / 순발력, 반사신경 등의 신체능력 / 경계심, 협동심, 식욕조절능력 등의 지능지수가 강자보다 나쁘거나 약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우주의 섭리다.
즉, 이 세상은 생존본능에 의해 살아남은 ‘강자’위주로 움직이며, 그들이 또다시 무한경쟁을 벌여가며 자신들의 강점(정답)을 수시로 업그레이드 하기 때문에 정답이 금새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강자’들은 태생적으로 약자에 비해 욕심이 많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강점(정답)이 외부에 누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남보다 오래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의 투자인생이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한, 인생의 정답이나 ‘투자의 왕도’ 같은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기적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오답 (손절매를 못하는 우둔함, 경제지표 발표시에 진입하는 욕심 등등)에 해당되지 않는 투자원칙을 철처하게 지켜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투자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철학’과 ‘예술’
투자 (또는 인생)에 정답이 없는 또다른 이유는, 각기 다른 투자 목적을 가진 시장참여자들이 늘 자신만의 기준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공식(기준)이 바뀌면 답이 변하는 것처럼, 주식이나 환율차트는 시장 참여자들의 가치관 또는 기질과 성격에 따라 매분 매초 그 모습(시세)을 바꿔가면서 투자자들을 교란시킨다.
이럴 때, 자기주관 없이 안이한 사고로 포지션 진입을 하게 되면 결국에는 세력들의 ‘흔들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그렇기에, 원칙에 입각한 자신만의 투자철학이나 감정을 조절해 주는 예술적인 요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철학’에 반한 외환트레이더 ‘마진PD’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기질을 타고난다. 기질은 ‘성격’과 달라서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 성향이기 때문에 거의 평생 변하지 않는다. 나의 부모 친척은 대부분 인문학 계통이기에 나역시 어릴 적 부터 수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조건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답만 생각해야 하는 ‘연역법 추론에 근거한 논리사고’가 성격에 안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곤충의 다리는 6개다. 개미의 다리도 6개다. 따라서 개미는 곤총이다’ 라는 식의 수학적 사고방식이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연역법에 귀납법 등을 가미해서 새로운 철학을 도출해 내는 위인들도 있지만 우리 같은 일반충에게는 졸리게만 느껴지는 논리적 사고다.
이런 고난도의 고찰력과 사색력이 있었기에 과학이 발전했고 현대 문명이 탄생했지만, 단순한 3단 논법만으로 사고를 하게 되면, 초기조건 (대전제) 이 무너질 때 모든 게 붕괴하는 단점이 있고,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여유로운 ‘망상의 자유’가 없다.
그래서, 내 투자인생 초기에는 이러한 철학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원칙도 없이 그저 직감이 움직이는 대로 뇌동매매를 되풀이했다. 그 결과, 죽음과도 같은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야만 했지만, 돈만 날리고 끝난 것이 아니었기에 그 후유증은 몇 년간 나를 괴롭혔다.
그 후에도 나는, 엄청난 강제청산을 3번이나 당한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지난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때부터 많은 철학자의 사상을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조언과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차츰 나만의 투자인생관이 확립되어갔다.
참고로, 투자인생 박사라고도 할 수 있는 금융레전드 ‘짐 로저스’가 어느 강연회에서 한 말을 소개한다.
역사를 공부하면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철학을 공부하면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철학 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칭 ‘투자 예술가’ 마진PD
나의 닉네임 ‘마진PD’에서 ‘PD’는 프로듀서 또는 프로그램 디랙터라는 뜻이다. ‘마진(수익)을 만들어내는 프로듀서’, ‘투자 예술가’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음에 지어본 가명이다.
사실은…작곡가 겸 프로듀서를 꿈꾸며 과거 음악업계에 몸을 담았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이 바로 ‘음악 프로듀서’다. 하지만 앞으로는, 환골탈태하여 금융 바닥에서만 한우물만 파며 살아가려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우직하게 한방향으로만 밀고 나가다 보면 ‘산’도 움직인다는 뜻이다.
12년 전, 회사 (일본의 모 엔터사) 에서 상사 몰래 시작한 FX마진 거래가 내 투자인생의 시작이었고 이제는 본업이 되었지만, 음악과 철학을 한없이 좋아하는 나의 내면에는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아티스트’라는 단어가 아직도 꿈틀대고 있는 것 같다.
이렇듯 나는, 숫자나 어떤 기호로 딱 떨어지는 논리보다는 우주론적 철학이나 예술처럼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지 꼴리는 데로 시행착오를 해가면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내야 성이 풀리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는 예술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심법’ 매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감할 것이다. 즉, 투자는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나의 경우 ‘투자는 예술이다’라는 말로 이것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두뇌 구조 상,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보다 감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변연계의 ‘편도체’가 먼저 작동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수학 공식보다는 음악 소리, 물리학 이론보다는 한 폭의 그림에 감동을 받는 일이 많다. 이것이 우리 뇌(마음) 속에서 예술이 과학을 이기는 간단한 이유다.
그런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수학으로 만든 시세 차트와 보조지표를 보며 투자 활동을 하고 있기에, 얼핏 보면 투자를 ‘과학’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 모두가 비슷한 시세 차트와 보조지표를 보고 있는 한, 결국에는 심리 싸움에 능한 자가 이익을 먼저 가져가게 되어있다. (물론, 경제지표 결과나 중요인사 발언 직후에는 심리보다 정보를 먼저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즉, 주식이든 외환 거래든 투자의 시세를 등락 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투자자들의 욕심과 체념, 기쁨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이다.따라서 우리는 보조 지표의 ‘숫자’보다, 캔들봉 차트의 몸통색, 꼬리의 길이 등과 같은 시각적이고 예술적인 ‘모양’을 더 중요시 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감정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마진PD의 매매 스타일
이상으로, 간단하게 나마 나의 투자인생에 대해서 얘기를 해봤다. 앞으로도 나는, ‘투자는 예술이고 예술은 즐겁고도 슬프다’라는 모토를 기본으로 투자 심리와 멘탈, 인생에 관한 글을 자주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한 ‘인생에는 답이 없다. 투자는 인생이다. 따라서 투자에도 답이 없다.’ 라는 단순 논리를 내 취향대로 바꾸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