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WTI 원유가격이 선물(4월물) 시세 기준으로 한때 배럴 당 116달러 대까지 치솟는 국면이 있었습니다.
2008년 9월 ‘리먼 쇼크’ 발발 직후의 가격 대까지 오른 수준이네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출 경로가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 속도를 높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원유가격 고공행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권의 경제 제재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가할지는 수치화 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 전쟁의 전개 상황에 따라서는 원유가격(국제유가)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대로 진입할 수도 있겠네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고점을 갱신했으니 말이죠.
참고로, 러시아는 세계 원유 생산의 약 10%를 차지하는 세계 2위 산유국입니다. (1위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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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가격 전망 (중장기)
지난 2일에는 석유 수출국기구(OPEC)와 ‘OPEC 플러스’가 오는 4월에도 지금의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발표한 점 등을 미루어 보면, 당분간은 공급 불안으로 인한 원유가격 상승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등의 일부 미국 정치인들이 다음과 같이 발언하며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장한 것도 유가 상승의 배경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오는 기름에는 우크라이나인의 피가 들어 있다.
미국은 원유와 정유제품의 약 8%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21년 기준)
다만, 단기적으로 보면 1시간 봉 차트에서 ‘머리어께형(헤드&숄더)’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약 이 패턴이 완성된다면 일시적으로는 일방적인 하락 조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변수가 탓에, 지난 번 포스팅에서 전망했던 저항선 100 ~ 110달러가 예상 외로 빨리 뚫리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관련 리스크가 없었더라면 사전 예상대로 매도 포지션을 취해 볼 수 있는 가격대이긴 합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한번 추세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원유가격 장세이긴 하지만, 일봉 차트에서는 드디어 ‘꼬리형 캔들’이 출현했고, 주봉 차트에서도 ‘오버히트’로 보이는 어설픈 장대 양봉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죠.
국제유가 배럴 당 200달러 시대?
앞서 말했듯, 단기적으로 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상황(하락 조정 국면)이긴 하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매도’ 몰빵 진입은 삼가하는 게 좋아 보이네요.
일각에서는 원유가격이 ‘배럴 당 200달러’선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예를 들면 JP모건은 어제 다음과 같이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만약 러시아산 원유에 제재를 가하면 국제유가는 185달러까지 상승할 것.
게다가, 2008년의 금융위기 ‘리먼쇼크’가 발생하기 2달 전 가격이 ‘최고점’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관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즉, 장기적인 시점에서 전고점은 2008년 9월의 115달러 부근이 아닌, 2008년 7월의 고점 146.73(역대 최고가)이라고 봐야 합니다. (트레이딩뷰 차트 기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배럴 당 100불 돌파를 바라보며 ‘7년만의 최고치’가 이슈화 될 정도였는데, 그새 200달러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니… 원유가격 장세의 예측 불가능한 파워는 개미의 능력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네요.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직후 국제유가가 ‘물 값’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폭락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불과 ‘2년’ 만에 역대 최고가 도달을 걱정하게 될 줄은 사우디 왕세자도 몰랐을 것입니다.
역대 최고치 146.73 돌파 가능성
그렇다면, 과연 원유가격이 역대 최고치였던 146.73선을 돌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 추세라면 올 해 중으로 돌파한다고 전망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근 2년 간의 상승세가 너무나도 가팔랐었기에, 하락 조정 또는 격한 혼조세가 몇 번 정도는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또다른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점도 향후 전망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탓에, 역대 최고치 돌파 예상은 아직 ‘시기상조’로 여겨집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핵무기 관련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니, 이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
최대 변수는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
만약, 핵합의가 타결되고 이란산 원유가 다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한 원유가격 상승 우려는 대부분 해결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니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국가인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이슈입니다.
이번 러시아 리스크와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원유가격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끌어 갈지, 아니면 ‘이란산 원유’가 해결사로 등장할지… 그야말로 오일 투자가들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오일 거래는 도박(갬블)?
과거 두 번의 ‘오일쇼크’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 직후의 원유가격 장세를 보면, 오일 거래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투자’ (또는 투기)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심할 때는 하루 20%가 넘는 폭락과 폭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하는 시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한 채 매매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감정적 충동 심리가 ‘이성의 판단력’을 능가하는 순간, 그 베팅은 ‘갬블’과 다를 바 없겠죠.
하지만, 정작 거래(매매)를 하는 트레이더들은 자신이 ‘도박’을 하고 있다고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떤 투기 시장에서든 근거가 부족한 ‘폭등과 폭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죠.
그중에서도 원유가격 장세는 변동폭의 ‘끝판왕’입니다. 변동성이 심한 만큼, 잃어도 될 돈으로 단타 매매를 할 때나 데이트레이딩을 할 때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취미 수준의 ‘갬블’이라면 그 역동적인 매력이 원유 관련 종목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투자는 즐기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돈을 잃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제가 비트코인 트레이딩을 거의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니,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거래를 선호하는 개미 님이라면 이번 기회에 외환(FX) 거래를 공부해 보세요~
외환(FX) 관련 메이저 통화쌍 종목은 선진국들의 환율이 ‘기초자산’이므로, 하루 평균 변동폭은 1% 내외입니다. 원유가격은 물론, 주가나 가상화폐 시세와 비교해도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죠.
원유 관련 참고정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유통되는 오일은 크게 다음 세 종류로 분류됩니다.
- 미국에서 생산 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 크루드오일)
- 유럽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
- 중동에서 생산되는 ‘두바이유’
브렌트유와 WTI(크루드오일)는 선물 시장에서도 거래되지만, ‘두바이유’는 현물로만 거래되고 품질이 약간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계 원유 시장에서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이끌기 때문에, 언론이나 금융시장에서는 주로 선물 시세 기반으로 원유가격을 표시합니다.